자율주행 자동차와 자율주행 로봇은 주변 환경을 정확하게 인식해야 안전하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개발자가 신뢰하는 센서 중 하나가 바로 LiDAR(Light Detection and Ranging)입니다. LiDAR는 빛을 이용해 주변 사물까지의 거리를 매우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어 지도 제작, 장애물 인식, 실내외 자율주행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됩니다. 하지만 LiDAR는 모든 환경에서 동일한 성능을 유지하지는 않습니다. 특히 비가 오는 날에는 평소보다 인식 거리가 줄어들거나 측정 정확도가 낮아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히 센서의 품질이 낮아서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라, 빛이 공기 중의 빗방울과 상호작용하는 물리적 특성 때문에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결과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LiDAR의 기본 원리부터 비가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 실제 로봇과 자율주행 시스템이 이를 어떻게 극복하는지까지 차근차근 살펴보겠습니다.

LiDAR는 어떤 원리로 거리를 측정할까?
LiDAR는 레이저 빛을 매우 짧은 시간 동안 주변으로 발사한 뒤, 물체에 반사되어 다시 돌아오는 시간을 계산해 거리를 측정합니다. 이 방식을 Time of Flight(ToF)라고 부릅니다.
센서는 초당 수십만 개에서 많게는 수백만 개의 레이저 신호를 발사하며, 이렇게 수집된 거리 정보를 하나의 점(Point)으로 저장합니다. 이러한 점들이 모여 만들어진 데이터를 포인트 클라우드(Point Cloud)라고 하며, 로봇이나 자율주행 차량은 이 데이터를 이용해 주변 공간을 3차원으로 이해합니다.
맑은 날에는 대부분의 레이저가 목표 물체까지 도달한 후 다시 센서로 돌아오기 때문에 높은 정확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비가 오면 LiDAR 성능이 떨어지는 이유
1. 빗방울이 레이저를 산란시킨다
LiDAR가 사용하는 레이저는 공기 중을 직진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가 내리면 수많은 빗방울이 공기 중에 존재하게 되고, 레이저가 목표물에 도달하기 전에 빗방울과 먼저 충돌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레이저는 여러 방향으로 흩어지는 산란(Scattering, 물리학적으로는 Mie 산란) 현상을 일으킵니다.
산란이 발생하면 원래 목표물까지 도달해야 할 빛의 양이 줄어들어 반사 신호가 약해집니다. 결국 센서는 거리 측정에 필요한 충분한 신호대잡음비(SNR)를 얻지 못해 정확도가 낮아질 수 있습니다.
2. 빗방울이 장애물처럼 인식될 수 있다
일부 LiDAR는 매우 가까운 거리에서 반사되는 신호도 감지합니다.
비가 강하게 내리는 환경에서는 빗방울 자체가 레이저를 반사하기 때문에 센서가 이를 작은 물체로 잘못 인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실제 존재하지 않는 점들이 포인트 클라우드에 포함되는 원인이 되며, 이를 일반적으로 노이즈(Noise) 또는 오탐지(False Detection)라고 합니다.
노이즈가 많아질수록 AI가 주변 환경을 정확하게 해석하는 일도 어려워집니다.
3. 탐지 거리가 짧아질 수 있다
레이저 에너지는 이동하는 과정에서 점차 약해집니다.
비가 내리면 일부 에너지가 빗방울에 흡수되거나 분산되기 때문에 먼 거리까지 충분한 에너지가 전달되지 못합니다.
그 결과, 강우 강도(mm/h)와 빗방울 크기 분포에 따라 탐지 거리가 실질적으로 감소한다는 것이 다수의 연구에서 확인됩니다.
4. 반사 신호가 불안정해진다
젖은 도로나 물웅덩이는 레이저를 일정하게 반사하지 않습니다. 특히 물웅덩이처럼 매끄러운 수면은 거울과 유사한 정반사(specular reflection)를 일으켜, 레이저가 센서 방향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튕겨 나가면서 아예 반사 신호가 돌아오지 않는 "데이터 누락" 현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노면 상태가 계속 변하면 동일한 위치에서도 반사 강도가 달라질 수 있으며, 거리 측정 오차나 데이터 누락 가능성이 커집니다. 특히 폭우가 내리는 환경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더욱 두드러집니다.
자율주행 자동차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최신 자율주행 시스템은 LiDAR 하나에만 의존하지 않습니다.
대신 여러 센서를 함께 사용하는 센서 융합(Sensor Fusion) 기술을 적용합니다.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은 조합이 사용됩니다.
- LiDAR: 정확한 거리 측정
- 카메라: 색상과 차선, 신호등 인식
- 레이더(Radar): 밀리미터파 레이더는 LiDAR·카메라보다 대기 간섭을 덜 받는 주파수 대역에서 동작해 폭우·안개 속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작동합니다
- IMU: 차량의 자세와 움직임 측정
- GPS 및 RTK: 위치 정보 제공
각 센서가 서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면서 다양한 날씨에서도 안정적인 인식 성능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로봇도 같은 영향을 받을까?
실내 물류 로봇은 대부분 건물 내부에서 운행하기 때문에 비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습니다.
반면 실외 배송 로봇이나 농업 로봇, 건설 로봇은 비를 직접 맞으며 작업하는 경우가 많아 LiDAR 성능 저하를 고려해야 합니다.
이 때문에 실외 로봇은 레이더를 함께 사용하거나, AI 기반 노이즈 제거 알고리즘을 적용해 빗방울에서 발생한 불필요한 데이터를 걸러냅니다.
마무리
LiDAR는 매우 정밀한 거리 측정이 가능한 센서이지만, 비가 오는 환경에서는 빗방울이 레이저를 산란시키고 반사 신호를 약하게 만들어 성능이 저하될 수 있습니다. 또한 빗방울이 노이즈를 발생시키거나 탐지 거리를 줄이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자율주행 자동차와 로봇은 카메라, 레이더, IMU 등 다양한 센서를 함께 사용하는 센서 융합 기술을 활용하며, AI 기반 신호 처리 기술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결국 비 오는 날 LiDAR의 성능 저하는 센서의 결함이 아니라 빛의 물리적 특성에서 비롯된 문제이며, 최신 피지컬 AI 시스템은 이러한 환경 변화까지 고려해 더욱 안전하고 안정적으로 주변을 인식하도록 발전하고 있습니다.